94. 아픔
본질엔
아무 일이 없는데
현상은 아픕니다.
정신은
아무 일이 없는데
몸 마음은 아픕니다.
어째서 그럴까요?
본질에서
현상이 갈라져 나올 때부터
아픔은 예정되어 있습니다.
하나가 둘로
나누어졌기 때문입니다.
같은 가운데
다른 속성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정신은
무한의 속성으로
완전무결 자체로서
아무 일이 없지만
몸 마음은
유한의 속성으로
불완전체로서
아픔으로서
자기 역할을 다 합니다.
어찌 보면
숨을 쉰다는 것이 아픔이고
박동을 한다는 것이 아픔이고
순환을 한다는 것이 아픔이고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인 것이 아픔이고
개체로서
물성으로서
시간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생로병사로 존재한다는 것이
아픔 자체입니다.
몸 마음은
아픔을 통하여
밖으로 나갔던 시선을
안으로
돌아봄 하게 되어 있는
속성이 있습니다.
아픔을 통하여
몸을 돌아봄하고
마음을 돌아봄하여
정신을 차리게 되고
정신이 들게 되고
정신을 깨닫게 됩니다.
아픔을 통하여
아픔 없음을 깨달아
아픔도 치유가 되고
유한이 무한을 닮아갑니다.
유한한 몸 마음이
무한한 정신을 닮아갑니다.
아픔 가운데
아픔 없음이 바탕이 되어
감내가 되고
견디어 지고
치유가 되고
아픔 없음으로
병 없음으로
차원이 바뀌어 갑니다.
내면의 존재가
무한대로
확고부동해질수록
아픔은
있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픔과 싸우지 않게 되고
아픔과 공존하게 되어
아픔과 아프지 않음이
서로 돕는 관계가 됩니다.
원수가 은인이 됩니다.
넉넉해지고
여유로워지고
모두 담기고
내재되어
있어도 없는 것처럼
흔적이 없어집니다.
무한이 유한을
정신이 몸 마음을
아프지 않음이 아픔을
감화하고
치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