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진공
내면을 보면
내면이 보면
한 생각도 없이
텅 비어있습니다.
아주 깨끗하여
맑고
밝으며
화안합니다.
순수의 원조이며
고요 자체로서
불변 부동입니다.
공간
내면공간
진공입니다.
테두리가 없는
무한으로
광대무량이지만
아늑합니다.
무한대하기에
천지만물 우주만유를
모두 담아내지만
담아낸 흔적이 없습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으나
저절로 만들어 내고
저절로 모으고
저절로 불을 붙여
모든 생명을 먹여 살립니다.
이 전체성이
몸 밖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몸 안에서
자기 자신인
공간성
진공이
만들어 내고
운행합니다.
시간성은
움직임을 보고 알지만
공간성은
움직임 자체를 만드는 자이기에
보고 아는 것이 아니고
움직이지 않고도
어디로 갈지를
먼저 알고 있습니다.
진공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진공이
명암을 만들어 내고
온랭을 자유자재 합니다.
완전무결함과
전지전능으로
지울 것은 지우고
밝힐 것은 밝히고
식힐 것은 식히고
데울 것은 데워서
넘치지도 않게
부족하지도 않게 합니다.
원만구족 자체로서
안식이요
안락입니다.
진공인가요?
뚜렷한가요?
환한가요?
진공을 한번 보면
절대로
잊어지지 않습니다.
잃어지지 않습니다.
한번 복원되고 보면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 몸 받고
진공눈을 떠야
만물의 영장입니다.
비로소
위대하고 거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