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좋아죽는다.
좋아죽는다. 고 한다.
굉장히 좋은 상태를 말한다.
그러면 좋아 산다. 고 하지 않고
왜 좋아죽는다고 했을까?
좋아하는 자는 무엇이고
죽는 자는 무엇인가?
좋다 싫다. 를 느끼는 주체는 에고이다.
좋고 좋아서
좋음이 극치에 다다르면
더 이상 좋은 것도 없어서
텅빈 무심이 된다.
에고가 죽는 것이다.
에고가 바라던 바를
간절하고 간절히 원하여
모두 이뤄지고
이루어 지어
소원성취 만사형통 한 것이다.
좋고 좋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져
좋고 싫음이 사라진다.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은 것이다.
맹물 맛이다.
에고가
추구하고 추구하다가
만족하고 만족하여
생로병사를 해 마치는 것이다.
좋아하다 죽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생로병사 희로애락이 다한 끝에
허공에서 와서
허공으로 돌아가듯
사실은 매 순간도
좋고 싫은 이원성 에고가 다하면
그 바탕은
홀연 텅빈 내면이 드러난다.
좋아죽으면
더 이상
죽고 살지 않는
만고강산의 고요
안식이 드러난다.
생사 있는 가운데
생사 없는
내면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