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거리감
거리가 생기면
시간이 생기고
주와 객으로 나누어지고
상대가 생기고
안팎으로 나누어지고
분열됩니다.
보이는 자와 보는 자
행위자와 주시자로 나뉘어져
분열이 생기어
거리감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몸 따로 마음 따로 나누어지고
과거 현재 미래 생각으로 나누어지고
밖을 보면 안을 놓치고
안을 보면 밖을 놓칩니다.
눈으로 보려면
귀가 안 들리고
귀로 들으려면
눈이 안 보입니다.
나누어지고
분열되고
찢어져
고통이 따릅니다.
그래서
합일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몸이
움직이면 움직이는 줄 보고
움직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줄 보고
마음이
움직이면 움직이는 줄 보고
움직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줄 봅니다.
더 나아가
생각, 감정, 느낌까지
섬세하게 보아주다가 보면
보는 힘이 강해집니다.
처음엔
몸 마음
생각 감정 느낌을 보다가
나중에는
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움직이는 대상이 있는
물성을 보는 것이 아니고
모양이 없는 것을 보게 됩니다.
관찰자
자신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보는 자도
한 생각도 없어 텅빔이고
보이는 대상도
한 생각이 없어 텅빔인데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이때의 거리감은
텅빈 내면을
보려고 하면 보이지만
보려고 하지 않으면
놓치게 됩니다.
마치
구름 사이로
하늘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보려고 하면
구름 사이로 하늘이 보이지만
잠시 한눈을 팔면
구름이 하늘을 덮어
보이지 않습니다.
완전히
구름이 사라지지 않은 것입니다.
하늘이 확연히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때 줄기차게
내면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한 생각도 없는
텅빈 공간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무한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진공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바라보고 바라보다가 보면
어느 순간
내면 공간이
무한대로 열리면서
더 이상 보이다
보이지 않다 하는 일이
없어집니다.
이때부터는
구름이 끼거나 말거나
한 생각이 일거나 말거나
내면공간은 항상 존재합니다.
무한공간은 항상 존재합니다.
진공은 항상 존재합니다.
보는 자도 사라지고
보이는 자도 사라져
오직
절대 공간만이 존재합니다.
보이는 허공이
보고 있는
나의 눈입니다.
눈이 떠진 것입니다.
거리감이 사라진 것입니다.
시간차가 없어진 것입니다.
분열이 사라진 것입니다.
합일입니다.
복원입니다.
유한이
무한으로
차원변경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