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두터워져야 해요.
다 같은 얼음이라도
돌 한번 던지면
그냥 깨져 버리는
살얼음도 있고
수레나
탱크가 지나가도
끄떡하지 않는
두꺼운 얼음도 있습니다.
다 같은 나무라도
한해 지난 나이테도 있고
십 년 지난 나이테도 있고
백 년 지난 나이테도 있어
모진 풍파를 감내하는
힘이 다릅니다.
다 같은 하늘이라도
구름 사이로
잠시 본 하늘도 있고
활짝 개여서
확 트인 하늘도 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얼아 다르고
어른 다르고
어르신 다릅니다.
거느리고
다스리고
부리고
쓰는 힘이 다릅니다.
사람 몸 받아
눈을 뜨고도
자라서
걸음마 배우고
말 배우고
글 배우고 하려면
낭독하고
낭독해야 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하여
처음부터
달려 다니지 못합니다.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하여
처음부터
청산유수로 말하지 못합니다.
다 같은 말
다 같은 글이라도
그 깊이와
넓이와
두께와
맑기와
밝기와
열기가
하늘 땅 차이입니다.
그러나
복원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꾸준히
백 독을 향하여
낭독하고 낭독하다 보면
저절로 돈독해집니다.
자꾸 사용하다 보면
근육이 붙습니다.
능수능란해지고
자유자재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