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바라보면
106. 외로움을 바라보면
한 생각
에고가
어딘가에 기대거나
누군가에 의존하거나
대상에 빠지거나
놀고 싶거나
구경하고 싶은 것을
잃었을 때
문득
외롭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를
견디지 못합니다.
가만히 있는 것을
감내하지 못합니다.
이럴 때
외롭다는 한 생각은
몸을 지배하게 되어
꼼짝달싹 못 하게 만듭니다.
외로움의 노예가 되어
정신을 복원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대상으로 도망치지 말고
되돌아보아
내면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외로움을 맞이해야 합니다.
무엇이 외로워하는지?
어떻게 외로워하는지?
어떤 것이 외로운 것인지?
자세하게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외로움을 관찰하려고 하면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외로움을 돌아보지 않을 때는
분명하게 존재하던 것이
정작
어떻게 생겼는지
정면으로 돌아보려고 하면
외로움의 실체는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하게 존재했던
외로움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보이지 않습니다.
보지 않을 땐 존재했던 외로움이
막상 보려고 하면
실체가 없습니다.
오직
텅빈 내면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텅빈 하늘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텅빈 허공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외로움의 그림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고요만이 존재합니다.
무한한 공간만이 존재합니다.
외로움을 직면하여
외로움이 사라진 곳에
고요만이 존재함을 보게 됩니다.
내면만이 존재합니다.
외로움을 바라보면
고요가 복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