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소리
106. 고요의 소리
숨이 멈추어 지고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을 때,
몸의 안팎으로
움직임이 모두 멈추어 졌을 때,
내면을 감각하여 보면
어떤 징~하는 소리가 느껴진다.
밖도 고요해지고
내면도 고요해졌을 때는
더 더욱 잘 느껴진다.
이 소리는
어렸을 때
홀로 있는 시간에는
더욱 더 명료하게
감지되던 것이었다.
그러나 몸이 자라면서
생각이 많아지면서
점차로
감지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러다
새벽녘이 되면
밖도 고요해지고
안도 고요하여
한 생각도 어른거리지 않으면
여지없이
이 소리는 존재한다.
어느 때는
밖의 소리가 나면
사라지기도 하는데
더욱 더 집중하여 보면
밖의 소리가 있어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것은
이명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소리가 아니다.
이것은
들리다 들리지 않다 하는
환청하고도 다르다.
혹자는 이것을
우주음(宇宙音)이라고도 부르는가 보다.
그 이름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숨이 고요해지고
생각도 고요해졌을 때
안과 밖을 아우르는
고요의 소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침묵에 상대되는 소리가 아니다.
사실은
있다 없다 하는 것도 아니다.
징~하는 소리가
감지되고 안 되고에 상관없이
텅빔
내면
고요
무심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은
시간성이 아니라
공간성이다.
바로
생로병사가 없는
무시간성으로서
절대의 한공간이며
항상하는 공간성으로서
부동하고 불변한
완전무결이다.
이 고요의 소리는
하나로 모아진 집중인데
무한대로 확장된 공간이다.
집중과 확장이라는 상극이
공존하는 상생이다.
바로 공간감이다.
이것이 바로 태초다.
이것이 바로 시원이다.
이 공간감이
바로 나(我)다.
이 고요의 소리에
눈이 떠지면
모든 잡생각을 한 순간에
지워버리는 능력이 있고
무(無)에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창조의 능력이 있다.
그래서
고요의 소리를
항상 보게 되고
고요 자체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