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파장을 감각하기만 하면
2. 말의 파장을 감각하기만 하면
소리를 들어보면
맑은 소리인지 탁한 소리인지
편안한 소리인지 불안한 소리인지
기쁜 소리인지 화난 소리인지
슬픈 소리인지 즐거운 소리인지
대번에 감이 잡힌다.
그 내용에 상관없이
그 소리의 파장을 들어보면
떨림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고
갈라진 소리인지 모아진 소리인지
흩어지는 소리인지 모아주는 소리인지
분열된 소리인지 합일된 소리인지
어쩐지 감이 잡힌다.
그 말의 내용은
꾸며서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진위를 파악할 수가 없다.
그러나
속에서 밖으로 나올 때의
파장을 느껴보면
그 속에 숨기고 있는
마음의 상태가
은연중 묻어나오게 마련이다.
그 말의 내용 이전에
그 말의 파장에
귀를 기울여 보라.
그러면 그 말속에
속마음인 강약완급 고저장단이
그대로 느껴진다.
속마음과 다르게
거짓으로 꾸며서 말하게 되면
어쩐지 모르게
말이 자연스럽지 않고 불안하며
탁하고 갈라지며 흩어진다.
이중음인
파열음에 가깝게 나오게 된다.
속이 갈라져서
나오는 소리도 갈라져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말의
진정성의 정도가 감지된다.
그 속마음과
나오는 말이 동일하게 나오는 경우는
꾸며서 말하지 않게 되어
그 나오는 말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나오게 된다.
말소리는 맑고
모아주며 집중하게 된다.
속이 하나이기에
나오는 말도 갈라지지 않아
하나의 말소리가 나오게 된다.
그 말소리에는
근심 걱정 불평불만이 없어
말하는 사람의 얼굴도
밝을 뿐만 아니라
듣는 사람도 덩달아서
얼굴에 광이 나게 된다.
웃는 얼굴
우는 얼굴
칭찬하는 말
비방하는 말은
속마음과 다르게 꾸밀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말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 말의 파장을 감각하기만 하면
어쩐지 모르게 속마음의
진위 여부가 감지가 된다.